`수능제도 실험장`된 올 첫 모의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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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5.03.12. 오전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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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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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11일 서울 안국동 풍문여고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김호영 기자>

"똑같이 고교생인데 이번 모의고사에서 고2 동생은 6과목 보고 고3 형은 5과목 시험을 치른다고 하네요. 또 누구는 수준별 수능을 봐야 하고 너무 복잡해서 혼란스럽네요."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11일, 고2·고3 학생을 자녀로 둔 김 모씨(45)는 1년 차이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제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다. 올해 수능을 가늠할 수 있는 이날 학력평가는 바뀌는 제도에 따라 고1·2학년은 국어·영어·수학·탐구영역(2과목) 등 기존 필수과목에 한국사 시험을 추가로 치렀다.

반면 올해 고3은 기존 수능 체제에 따라 5과목만 소화했다. 고1의 경우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는데 만약 평가 방식이 미리 정해졌더라면 이날 고교 1~3학년이 모두 다른 체제의 모의고사를 보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

이날의 촌극은 갑작스러운 교육과정 변화로 현재 고교 1~3학년이 모두 다른 수능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발생했다. 2007·2009년 교육과정 개편으로 고2·고3의 수능 변화는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영어 절대평가 방식이 새로 도입되면서 고교 1학년도 제도 변화를 겪어 모든 고교생이 교육 제도 혼란의 '희생양'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모의고사에서 2학년은 2017학년도 수능 체제에 맞춰 수학 영역에서 수준별(가형·나형) 문제를 선택해 시험을 치렀다.

시험을 주관한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수능 수학은 원래 통합형이었다가 가·나형으로 바뀌었고 다시 명칭이 A·B형으로 변화했다가 이번에 다시 가·나형으로 돌아왔고 시험 범위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현재 고2는 수학만 수준별 수능으로 치르지만 고3의 경우 국어와 수학을 수준별로 선택하게 돼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1년 차이로 수준별 수능, 한국사 필수 등 제도 변화가 너무 커 사교육 경감 효과가 실제로 나타날지 미지수"라며 "교육부의 제도 변화 '3년 예고제'도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제도 변화에 따라 학교 현장은 혼란 그 자체다. 시험이 다르니 학년별로 다른 수업을 할 수밖에 없다. 국어의 경우 고3은 국어·화법·작문·독서·문법·문학 등을 배우고 있지만 고1·2 학년들은 국어를 I과 II로 나눠서 배우고 고전 등을 추가로 수업하고 있다. 한 고교 교사는 "사교육 경감 목적의 수능 제도 개편은 바람직해도 이렇게 3년 연속 바뀌면 학생 지도에 큰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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